저는 2023년 100살이 되는 1923년생 진주교육대학교입니다. 인간의 생명으로 치면 상수(上壽)로 하늘이 내린 수명입니다. 지방의 국립 동료들이 100년을 못 채우고 통폐합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100년을 맞이하는 마음이 다행스럽다는 마음도 들면서 앞으로 불로장생의 생명연장 기술을 연마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일제 강점기인 ‘경상남도 공립사범학교’로 태어났습니다. 유년기를 거쳐 약관(弱冠)이 될 때까지 당시의 엄혹했던 시대적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관립진주사범학교’를 거쳐 해방 이후 1948년 경남의 ‘국립진주사범학교’가 되었습니다. 1963년 불혹(不惑)이 되었을 때 저는 비로소‘진주교육대학’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큰 대학이 되려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초등교사양성이라는 전문성을 함양하였습니다. 이 시대에는 우리 도민들 중에서 가난하지만 열정 있는 ‘교육수재’가 들어오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제가 교육한 이 시대의 선생님들은 가난한 학생들과 아름다운 일화가 많습니다. 간혹 TV에서 ‘스승찾기’를 하면 이 시대를 사신 분들이 많아 가슴 뿌듯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제가 1983년 이순(耳順)이 되어서 초등교육 전문성의 결과를 인정받아 4년 동안 학생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초등교사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초등교사는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60년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한 길만을 걸으며 저 자신을 연마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교사를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저는 대학원 교육도 하고, 교육현장에 기반 하여 예비교사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졸업한 친구들은 경남을 넘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성실’하고, ‘창의적’이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졸업생을 길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을 보면 벅차오르는 희망을 느낍니다.